악성빈혈성두통 하면 혈액 속에 헤모그론 수치가 낮은 경우, 쉽게 표현하면 혈액이 부족해서 온다는 것입니다.
이런 환자를 치료할 때마다 사혈을 해야 치료가 될 수 있다는 이해를 구하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피가 부족한데 피를 빼면 더 부족할 것이 아니냐, 하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겠죠. 여기에다 피를 빼면 큰일난다는 의사의 말 한마디에 사혈을 하다가 마음이 흔들려 치료를 중단하려는 경우도 많습니다.
물론 피가 부족해서 빈혈이 왔으니까 피를 빼면 더 부족해진다는 말에 쉽게 마음이 흔들릴 법합니다. 그런데 악성빈혈 환자를 현대 서양의학으로 재발하지 않게 고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자신있게 고칠 수 있다 장담을 할 의사가 몇이나 될까요?

양의학적인 사고와 치료법으로 악성빈혈성두통을 치료한다는 생각은 욕심에 불과합니다. 다만 잠시 약을 먹는 동안 완화시킬 수는 있을 것입니다. 피가 부족하다 하여 피가 만들어질 수 있는 영양분을 섭취시키는 방법이니까요.
그런데 넣어 준 것 떨어지면 또 넣어 주어야 하니까 약을 먹을 때는 잠시 완화되는 듯 하다가 약을 중단하면 다시 악화되고 맙니다. 얼핏 피를 직접 보충시키거나 만들어질 수 있는 성분을 복용시키는 것이 그럴 듯해 보이죠.

빈혈에는 철분이 많이 함유된 식품이 좋다고 음식만으로 치료를 하려고도 하는데 이것도 반쪽 치료에 불과합니다. 음식만으로는 악성빈혈을 치료할 수 없습니다. 이 말과 관련하여 논리가 없는 성분학의 맹점을 꼬집어 볼까요.
현대 영양학을 공부한 사람은 체중, 하루 운동량, 하루에 비타민C얼마, 비타민A얼마 하는 식으로 영양 칼로리를 계산해서 1일 섭취량을 정합니다. 서양의학적 사고로는 이 말이 그럴 듯하고 과학적인 방법이라 여겨지겠지만 인체의 생명 원리로 접근했다면 이 공부가 반쪽 공부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사람마다 장의 흡수 기능은 다 다릅니다. 똑같은 음식을 먹었다 해도 장의 흡수 기능에 따라 10에서 1을 흡수하는 사람이 있고 3을 흡수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계산을 빼고 체중과 운동량만을 계산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신장 기능마저 떨어져 있다면 장에서 흡수된 영양분마저 녹아 없어지는데 말입니다.
음식을 가지고 빈혈을 치료한다는 발상은 실제로 별 효과를 볼 수 없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오히려 인체가 정상이라면 필요한 성분은 입에서 당기고, 성분이 넘치면 입에서 받질 않게 되어 있으니 오장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입에서 당기는 대로 먹어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입니다.

이제 왜 악성빈혈이 오는지 그 과정부터 살펴봅시다.
우리가 먹은 음식물이 장 속에 들어가면 장 속의 미생물(유산균)이 음식물을 갉아먹고 배설을 하면 그 배설물을 장세포가 흡수하여 다음 장기인 간으로 공급이 된다는 건 아셨죠. 이때 성분검사를 해보면 지방질, 단백질, 당, 칼슘 등이 됩니다.
이 성분이 파괴되지 않고 다음 장기인 간까지 그대로 가야 되는데 산도가 높아지면 이 요산이 지방질, 단백질, 당, 칼슘 등을 분해시켜 물처럼 희석시키고 맙니다. 이러면 장에서 흡수된 영양분이 다음 장기인 간에 도달하지 못하고 중간에 물처럼 녹아 없어지죠. 어떠한 영양분을 흡수한다 해도 무용지물이 되고 맙니다.
이래서 악성빈혈이 되고 혈액 속에 헤모그론 수치가 떨어지는 것입니다. 즉, 신장 기능이 떨어져 혈액 속에 요산이 많은 상태에서는 어떠한 음식이나 약을 복용해도 피가 만들어지지 않으니 아무리 잘 먹어도 빈혈이 될 수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빈혈이 되는 과정이 이렇다면 치료는 당연히 신장 기능을 회복시켜 혈액 속에 요산의 산도를 낮추어 주는 것입니다. 장에서 흡수된 영양분이 다음 단계로 파괴되지 않고 그대로 넘어가게 해주어야 근본적 치료가 되는 것입니다.

요즘 사람들이 못 먹어서 빈혈에 걸릴까요?
뚱뚱한 사람과 마른 사람을 비교해 보면 오히려 뚱뚱한 사람들이 빈혈이 많습니다. 비만의 원인도 신장 기능 저하라고 했습니다. 비만인 사람은 물만 마셔도 체중이 늘어납니다. 이 말은 많이 먹는 것과 빈혈, 비만은 관련이 없다는 것입니다. 비만과 빈혈의 주범은 장의 흡수 기능 저하와 요산이 주범이라는 것이지요.
악성빈혈성두통이 있는 분의 대부분은 신장과 장 기능이 떨어져 있는 사람입니다. 신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몸이 차고, 식은땀을 많이 흘리며 저혈압을 앓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치료를 위해 사혈을 하면 신장과 장 기능이 회복되기 전 일시적으로 헤모그론 수치가 더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헤모그론 수치가 조금 더 떨어져도 본인은 사혈을 하기 전보다 빈혈성두통이 현격히 줄어드는 것을 느낍니다.
우리가 두통을 느끼는 것은 헤모그론 수치가 낮아져서도 그렇지만 더 직접적으로는 뇌 속에 산소가 부족해져 뇌세포가 질식하기 때문입니다. 혈액 속의 헤모그론 수치(피)가 부족한 데도 일시적으로 피가 더 부족해지는 사혈을 하면 왜 두통이 사라질까요? 바로 이 사실이 피가 부족한 것보다는 뇌 속의 산소가 부족해진 것이 두통의 원인이라는 증거입니다.

악성빈혈성두통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먼저 심천방 원기정을 만들어 먹고, 2-3-6번을 동시에 사혈을 하십시오. 6번 고혈압혈에서 피가 먼저 나올 것입니다. 6번 고혈압혈에서 솜이 빨아들이는 피가 반 정도 되면, 1번 두통혈을 부항기 캡이 붙을 정도로 자리를 잡아 머리를 자르고 여기에 사혈해서, 어혈이 잘 나오면 하루 양으로 10회 정도 사혈을 하고, 3일 간격으로 3회 정도만 하면 일단 큰 두통은 사라질 것입니다.
그 다음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솜이 못 빨아들이는 어혈이 없을 때까지 사혈을 해주면 됩니다. 2-3-6-1번 모두에서 피가 잘 나온다면 마지막 8번 신간혈을 사혈해 주십시오. 혈액 속의 요산이 배출되니 몸에 온기가 생겨 식욕이 돌아오고 식은땀도 없어져, 악성 빈혈이 재발하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입니다.
심천원을 권하는 것은 소화 기능도 좋아지지만 신장과 간 기능을 빨리 회복시키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조혈 기능에 필요한 포도즙, 죽염과 마른 멸치를 혼합해 환을 지은 멸치죽염환, 철분제 등을 함께 드시고 사혈을 하면, 체력이 달리는 것을 현격히 완화시키며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저혈압이 있다면 1-2-3-6-8번 모두 사혈이 끝난 다음, 5번 협심증혈을 사혈해 주면 저혈압도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사혈 도중에는 사혈을 하기 전보다 헤모그론 수치가 일시적으로 떨어진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사혈이 완전히 끝난 지 2~3개월쯤 뒤에 다시 검사를 해보세요. 악성빈혈성두통만 없어진 것이 아니라 조혈 기능 자체가 회복되어 있으니 사혈을 하기 전보다 헤모그론 수치가 월등히 높아져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