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혈요법을 강의하다 보면 가장 많이 의문을 제기하는 부분이, 장기는 뱃속에 들어 있는데 외부에서 어혈을 뽑아 준다고 장기의 기능이 회복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러한 궁금증을 이해하려면 혈관 분포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를 포괄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심장에서 혈액을 펌프질하여 동맥으로 피가 나올 때, 동맥 혈관의 굵기를 10cm라 가정을 했을 때, 모세혈관이 1cm 굵기로 열개가 있어야 피가 원활하게 돌 수 있다. 그런데 인체 구조상 모세혈관의 분포는 스펀지같이 미로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어 한 혈관이 막히면 그 옆 혈관으로 돌고, 그 혈관이 막히면 그 옆의 혈관으로 돈다.
열 개의 모세혈관 중 다섯 개가 막힐 때까지는 나머지 다섯 개로 피가 돌기에 우리는 어떤 장애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다가 절반이상이 막히면 그때부터 피의 흐름에 장애를 받아, 장기 쪽이면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고, 근육 쪽이면 근육이 굳어져 신축 이완이 안 되며, 통증으로 나타나 질병이 왔음을 인식하게 된다.

인체의 혈관 분포를 보면 심장에서 동맥을 타고 피가 나와 모세혈관을 통해 영양공급이 이루어진 다음 정맥을 타고 다시 심장 뒤편에 연결되어 있다. 심장에서 동맥을 타고 혈액이 앞으로 나간 양만큼, 모세혈관을 거친 혈액이 정맥을 타고 다시 심장 뒤편으로 들어와 주어야 피의 순환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러한 혈관 구조는 동맥, 정맥의 혈관이 아무리 열려 있어도 동맥과 정맥 중간에 자리잡은 모세혈관이 막히면 전체적인 피의 흐름에 장애를 받는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동맥이나 모세혈관은 온도에 상당히 민감하므로 온도가 오르면 혈관이 확장되고, 온도가 떨어지면 혈관은 수축되어 좁아진다. 장기 속의 혈관이든 밖에 노출된 혈관이든 몸의 체온으로 수축 팽창이 연결된다는 것이다.

그럼 잠시 신장 기능은 왜 떨어졌는지를 살펴보자.
신장은 등의 갈비 안쪽에 붙어 있는데, 신장 하나로는 1분에 220cc 정도 혈액이 통과해야 정상이다. 신장으로 들어가는 동맥 주변 모세혈관에 어혈이 쌓이면 피가 못 돌고 피가 못 돌면 온도가 떨어진다. 온도가 떨어지면 신장에 연결괸 동맥. 정맥의 혈관이 수축되어 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지며 1분에 220cc 정도가 통과할 혈액의 양이 혈관이 막힌 정도에 따라 150cc, 100cc
까지도 적게 돌 수 있다. 이것이 초기 신장 기능이 떨어지기 전 혈액 속의 요산이 많아지는 경우다.
이 상태가 악화되어 1분에 70cc 이내로 적게 돌면 신부전증이 된다. 혈액 속에 요산과 요소가 많은 사람과 몸이 냉한 사람이 2-3-6-8번을 사혈해 보고 체온이 실제 올라가는지, 혈액 속의 요산 함유량이 떨어지는지 수치를 재보면 모두 정상으로 돌아와 있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인체의 생명이 이어지는 논리를 이해하고 나면 모세혈관에 쌓여 움직이지 않는 어혈을 뽑아 주어 피만 잘 돌게 해주어도 모든 질병이 스스로 복원 치료될 수 있는 능력을 우리 인체가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어느 위치의 모세혈관에 어혈이 쌓이면 어느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고 어떠한 통증이 오느냐 하는 것을 알아내는 것인데, 사혈해 주면 치료가 되는 증세를 사혈점 이름으로 지어 놓았으니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이 말을 역으로 풀면 그 지점에 어혈이 쌓이면 해당 장기의 기능이 떨어져서 질병이 온다는 말과도 일치하니 이해가 쉬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