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혈의 장점은 만병의 근원이 되는 어혈을 직접 몸 밖으로 빼내는 데 있지만, 특정 부위에 있는 어혈은 직접 빼낼 수가 없다.
약으로 어혈을 녹인다고 하지만 어혈을 녹이는 약성의 한약도 결국은 생혈 속에 함유되어 돌면서 어혈의 농도를 묽게 해 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혈과 생혈이 맞닿아야만 어혈이 녹을 수 있는데, 어혈이 장기 깊숙한 곳에 있고 또 그 어혈층이 두껍다면, 결국 어혈이 막힌 곳의 앞쪽과 뒷쪽을 사혈하면서 약성분에 의해 어혈이 녹아 나오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이럴 때에 어혈이 녹는 한약을 복용하면서 한편으로 막힌 혈관에 초음파의 파장을 보내 어혈이 빨리 분해되게 도와 준다면 효과는 더욱 빠를 것이다. 이렇게 한다면, 당뇨병, 중풍, 신부전증에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이지만, 현 의료법으로는 꿈도 꿀 수 없는 현실이다. 또, 협심증이나 조혈 기능이 떨어지는 환자는 현대 서양의학의 조혈기능 보강술과 병행해서 치료를 한다면, 한 단계 나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의술이 상술인 요즘 세상에서 이것을 기대하는 것은 꿈이리라. 그동안 많은 환자를 치료하며 느낀 아쉬운 점이 너무나 많다. 나름대로 구상한 장비를 만들어 사용만 해도 지금보다 치료 기간이 많이 단축이 될 텐데….

알면서도 하지 못하는 아쉬움은 매우 크다. 우리의 의료법은, 기득권을 가진 사람에게 이권을 보장하는 법이지 새로운 의술을 탄생, 발전시키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의술이 발전하려면, 의술도 실명화되어야 하고, 다양한 의술이 서로 경쟁해서 그 중 효과가 좋은 것은 국가가 권장하여 대학교육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중화시키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 서양의술이 이 땅에 들어온 지 백 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그 흔한 위장병이나 두통 하나 해결을 못하는 의술이 무엇이 뛰어나다고 고집을 하는지 정말 모를 일이다. 나의 시각으로 보기에는 현대 서양의술은 공부를 위한 의술이지 병을 고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지금이라도, 우리의 전통의술과 자생적 의술이 발전할 수 있는 체제로 바뀌고 서로 경쟁할 수 있는 체제로 만들어야 의술이 발전한다. 한의는 한의대로, 양의는 양의대로, 민의는 민의대로 경쟁하고, 국가는, 그중 치료에 효과가 좋은 것을 대학을 통해 권장하여 대중화하는 체제가 되면, 질병 치료의 효능이 떨어지는 방법은 자연도태가 되고 보다 나은 의술이 선택되어 체계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어떠한 치료방법이든 선택은 환자 자신이 하면 된다. 국민은 누구나 자신이 치료를 받고자 하는 데에서 치료를 받을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 법으로 양의, 한의 두 길만 만들어 놓고 다른 것은 안된다는 논리는 맞지 않는 것이다.

현재 나의 생각과 유사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불법 무면허란 용어는, 허가를 안 내주니 불법인 것이고 면허를 가진 사람만이 좋은 의술을 갖고 있다는 생각은 결코 이치에 맞다고 볼 수 없다. 의술이 병을 고치는 데 목적이 있다면, 병을 잘 고치는 사람이 대우를 받는 체제가 되어야 마땅하다. 의술을 행하는 사람의 마음가짐도 환자의 확보를 법으로 보장받으려 하지 말고, 의술의 실력으로 환자가 모이게 해야 한다. 우리의 현실이 환자가 없어서 병원 영업이 안된다는 것은 망발이다. 치료를 해 봐야 별 효능이 없으니 참고 견디는 것이지, 낫는다는 보장만 있으면, 병원이 발 디딜 틈도 없이 환자는 몰려올 것이다. 왜냐하면, 현실적으로 우리 국민 30세 이상을 기준으로 보면 60%이상이 환자이기 때문이다